끊김 없는 변속과 우수한 효율, CV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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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김 없는 변속과 우수한 효율, CVT
  • 박병하
  • 승인 2019.01.0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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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부터 미국의 중저가형 승용차 부문에서는 일본계제조사들을 중심으로 무단변속기(Continuous Variable Transmission, CVT)의사용이 상당 부분 일반화 되어 있었다. 그리고 현재에 들어서는 일본계 제조사들뿐만 아니라,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 심지어는 미국 GM마저 CVT의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간단한 구조와 높은 효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변속기, CVT에 대해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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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T(ContinuousVariable Transmission)는 영문명을 번역한 ‘연속 가변 변속기’, 혹은 그 특성에서 기인한 ‘무단변속기’라고도 불린다. 간단한구조와 높은 효율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변속기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주로 경차의 변속기로 사용하며, 이륜차 업계에서는 스쿠터의 변속기로 오랫동안 애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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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T는 자동변속기의 일종으로, 기어와 기어가 서로 맞물리는형태인 통상의 변속기와는 달리, 두 개의 풀리(Pulley, 도르래)를 하나의 벨트로 연결하는 형태를 띈다. 두 개의 풀리는 각각 엔진과구동축에 연결되며, 풀리의 직경은 가변(可變)할수 있도록 만들어 변속기의 기능을 구현한다. CVT의 가변형 풀리는CVT 특유의 연속적인(Continuously) 동력 배분의 핵심이다. 저속에서 높은 토크가 필요할 때에는 구동축측의 풀리 직경을 확대하고 고속 회전이 필요한 경우에는 엔진 측의 풀리 직경을 확대한다. 자전거의 변속기와 매우 유사한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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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어가 정해져 있는 자전거와는 달리, CVT는 이 과정이 연속적으로 제어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때문에 CVT는 통상의 변속기와 같은 `단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무단(無段)변속기라고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변속기에 따라서는 보조적으로 부변속기(Auxiliary Gearbox)를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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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T는 설계 상 주어진 범위 내에서 기어비를 무한대에 가까운 단계로 연속제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CVT는 이론 상 차단(次段) 변속에따른 구동손실이 존재하지 않으며, 제어의 정밀도에 따라 주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최적의 기어비로 주행할수 있다. 이 덕분에 통상의 자동변속기 대비 동력 전달의 효율이 높다.연속적으로 제어되는 특성 상, 이론 상으로 변속 충격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회전 등, 유동부품의수가 통상의 자동변속기에 비해 적고, 구조도 단순하기 때문에 이론 상으로는 유지관리 면에서도 이점이있다. 여러모로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차와 소형차에 어울리는 변속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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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CVT는효율 면에서 통상의 변속기에 비해 우수한 장점들을 여럿 가지고 있어, 오늘날에도 꾸준히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단점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CVT의 가장 큰 맹점은 `이론 상`으로만 우수하다는 점이다.CVT의 연속제어는 유압시스템과 전자제어에 대부분 의존하게 되는데, 이는 유압시스템의 성능과전자제어의 정밀도에 따라 효율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CVT를탑재한 자동차들 중 일부는 상황에 맞지 않는 회전수 억제, 혹은 지나친 증가에 따른 부자연스러운 변속질감을갖게 된다. 이러한 부자연스러운 변속질감은 CVT의 제어부가상황을 오판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이렇게 되면 상기한 `이론상 가장 효율적인 주행`은 커녕, 통상적인 자동차들에 비해서도효율이 더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또한 상대적으로 큰 구동소음도 주된 단점으로 지적되며, 통상적인 변속기에 비해 허용 가능한 출력과 토크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도 단점 중 하나다.

여기에 국내에서는 상기한 마티즈에 사용되었던 ‘E3 CVT’로 인해, CVT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나쁜 편이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엔진의 출력과 토크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변속기를 무턱대고 채용한 당시 GM대우 개발진의 실수이고 CVT 자체의문제라고는 할 수 없다. 이 당시 마티즈의 E3 CVT는운행 중에 고장을 일으켜 동력전달이 끊기는 등, 명백한 설계 결함을 안고 있었다. 이 때부터 ‘CVT=결함품’이라는인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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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오늘날 CVT는 벨트 대신 보다 견고한 금속 체인 구조의 채용과 전자제어의 정밀화 등을 통하여 상기한 문제를 상당 부분해결해 나가고 있다. 특히, 일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세계에서 CVT를 가장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닛산의경우, 대부분의 승용 및 크로스오버 라인업까지 CVT를 사용하고있다. 또한 닛산 계열의 변속기 생산회사 자트코(Jatco)는전세계의 자동차 제조사에 수출되고 있다. 닛산은 최고출력 300마력내외의 3.5리터급 가솔린 엔진에도 CVT를 적용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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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경우, 가장적극적으로 CVT를 사용하고 있는 제조사로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소속의 르노삼성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양산차는 더블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는 일부 차량을제외하면 대부분의 차량에 자트코 CVT 변속기가 기본으로 마련된다. 이는승용차 모델인 SM3와 SM6는 물론, SUV 모델인 QM6까지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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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현대자동차그룹도 이 흐름에 가세했다. 지난 2018년 선보인 완전신형 기아 K3와 부분변경 현대 아반떼 모델을 통해 ‘스마트스트림 IVT’라는 새로운 CVT 변속기를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IVT는 통상적인CVT의 ‘강화판’에 가깝다. 동력을 전달하는 벨트는 금속제 체인으로 제작되며 유압 계통에 해당되는 부위들을 보강했다. 이를 통해 동력전달효율과 신뢰성 향상을 꾀한다. 기계적인 구조 상으로는통상적인 CVT에 비해 큰 차이는 없지만 각각의 구성요소들을 강화시킴으로써 변속기로서의 성능을 전반적으로높인 것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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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또한 새롭게 CVT를 채용한 말리부 ‘E-터보’ 모델을내놓은 바 있다. 말리부 E-터보는 주로 1.35리터에 불과한 배기량으로 더 유명해졌지만 이 엔진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신형의CVT다. 구동손실이 동급 대비 지나치게 높고 성능도 떨어졌던기존의 하이드라매틱 변속기에 비해 차원이 다른 구동손실률을 통해 기존 1.5터보에 비해 동력성능이 소폭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향상된 가속력을 선보인다.

가벼운 중량과 단순한 구조, 그리고 우수한 동력전달효율이 삼위일체를 이루는 CVT 변속기는 향후에도사용 범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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