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스바루 EJ25 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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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도 뜨거운 심장, 엔진]스바루 EJ25 엔진
  • 박병하
  • 승인 2018.12.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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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엔진은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차가움이고, 나머지 하나는 뜨거움이다. 이렇게 두 가지의 상반된 속성을 갖는 이유는 금속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증기기관으로부터시작된 엔진의 역사이래, 인류는 항상 금속으로 엔진을 만들어 왔다. 최근에는재료역학의 발달로 인해, 금속 외의 다른 합성 재료를 사용하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지구상의 모든 엔진의 주류는 금속이다. 강철과 알루미늄 등의금속은 엔진이 잠에서 깨어난 시점부터 가동 시간 내내 발생하는 고열과 마찰 등의 모든 부담을 감당할 수 있으며,대량생산에도 적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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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으로 만들어진,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자동차의 심장, 엔진의 세계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한다. 본 기사에서 다룰 수많은 자동차의 엔진들 중 그 마흔 세 번째 이야기는 사륜구동으로 유명한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 스바루의 엔진에 대한 이야기다. 이 엔진은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매우 드문 수평대향 4기통 엔진으로, 1988년도에 처음생산되어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끊임 없이 향상을 거듭하며 사용되고 있는 엔진이기도 하다. 이 엔진의 이름은 스바루 ‘EJ’ 엔진이다.

2000년대 스바루의 수출 역군으로 활약한 4기통 박서 엔진

스바루 EJ25엔진은스바루의 EJ형 엔진의 바리에이션 중 하나다. 스바루 EJ형 엔진은 스바루가 1988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수랭식 수평대향 4기통 가솔린 엔진이다. 이 엔진은 90년대 초까지 사용했던 EA형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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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 EJ형엔진은 이른 바 ‘박서 엔진(Boxer Engine)’이라고도불리는 수평대향 엔진(Horizontally Opposed Engine, Flat Engine)이다. 수평대향 엔진은 일반적인 엔진과는 다른, 구조적 특성에 기인한 장점들을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특유의 납작한 형상이 있다. 실린더가위로 세워져 있는 통상적인 직렬형 엔진이나 V형 엔진과는 달리. 실린더가지면에 평행하게 배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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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납작한 형상 덕분에 수평대향 엔진은 일반적인 엔진에비해 엔진의 탑재 위치가 더 낮고 무게중심도 더 낮다. 무게중심이 낮기 때문에 코너링에서 방생하는 차체의롤(Roll)이 더 작고 차량의 균형을 잡는 데 더 유리하여 더욱 우수한 코너링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실린더가 수평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피스톤이 상사점과 하사점을 왕복하면서 발생하는 진동이 적어지는 효과도있다.

스바루 EJ형엔진은 기존의 EA형 엔진이 3개 베어링으로 크랭크샤프트를지지했던 것과는 달리, EJ형 엔진은 5개의 베어링으로 크랭크샤프트를지지한다. 이 덕분에 보다 본격적으로 고출력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크랭크샤프트 길이가 기존에 비해 더 늘어났고 보어 피치가 더 확대되었고,이 덕분에 기존에 비해 배기량도 더 키울 수 있게 되었다. 흡배기 방식은 사양에 따라 자연흡배기(Naturally Aspirated)와 터보차저를 이용한 과급 방식을 각각 달리 사용한다.

또한 엔진의 용적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실린더 간 간격을 기존에 비해 보다 좁게 설정하고 스트로크도 짧게 설계했다. 이 때문에 EJ형 엔진은 대체로 보어가 크고 스트로크가 짧은, 전형적인 ‘빅 보어-숏 스트로크’ 형태를띄게 되었다.

스바루 EJ형엔진은 최초 등장한 2.0리터 사양의 EJ20을 기본으로한 다양한 바리에이션으로 구성된다. 배기량은 가장 작은 순서대로1.5리터(EJ15), 1.6리터(EJ16), 1.8리터(EJ18), 2.0리터(EJ20), 2.2리터(EJ22), 2.5리터(EJ25)의 총 6종으로 나뉘어진다. 실린더 보어(내경)는 사양에 따라 85~99.5mm이고 스트로크(행정 길이)는 65.8~79mm로달라진다. EJ25 엔진은 스바루 수출 시장의 첨병인 중형세단 레거시와 준중형 세단 임프레자, 준중형 SUV 포레스터(Forester)등의 주력 엔진으로 탑재 되어 스바루의 수출 역군으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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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에서 다루게 될 EJ25 엔진은 총 배기량 2.5리터(2,457cc),보어 99.5mm, 스트로크 79mm의 엔진이다. 밸브트레인은 DOHC(Double Overhead Cam)와 SOHC(Single Overhead Cam)를 달리 적용하며, 모든실린더 헤드는 기통 당 4밸브 구조를 취한다. 연료 공급에는전자식 연료분사 방식을 사용한다. 압축비는 자연흡배기 버전이9.5:1~10.0:1, 터보 버전은 8.0:1~9.5:1이다.

EJ25 엔진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바리에이션은 1994년 2세대 스바루 레거시의 일본 내수용 모델에 처음으로 탑재된 유닛으로, 160마력의최고출력과 21.5kg.m의 최대토크를 냈다. 이 엔진은 1996년, 레거시의 마이너 체인지와 맞물려 성능 개선 작업이 이루어져최고출력은 175마력, 최대토크는 23.5kg.m까지 상승했다.

이후 EJ25의자연흡배기 사양은 흡기 캠샤프트에 가변밸브타이밍 기구를 채용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저속토크가 일부 보완되어 효율이 더 높아졌다. 이 사양은 레거시의 3세대 모델이 처음 등장한 1998년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최고출력은 167마력으로 약간 내려갔지만, 최대토크는 24.0kg.m로 상승했다. 이 엔진은 2001년, 레거시가 마이너 체인지를 거치는 과정에서 함께 개량이이루어져, 최고출력은 170마력, 최대토크는 24.3kg.m으로 또 한 번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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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25 엔진에는 SOHC 사양도 존재한다. 이 엔진은 3세대 레거시 아웃백을 위한 엔진으로 2002년경에 선보이기 시작해 2003년경에 출시된 4세대 레거시에도 탑재되었다. EJ25의 SOHC 사양 엔진에는 시소식 로커암을 사용한 전형적인 구성의 SOHC 엔진으로, 내수용보다는 주로 수출용 차량에 탑재되었다. 최고출력은 165마력, 최대토크는 23.0kg.m를낼 수 있었다. 이 엔진은 2006년도 이후 가변밸브리프트 i-AVLS(Active Valve Lift System)를 채용하여 임프레자와 엑시가, 포레스터 등에 탑재되었다. 가변밸브리프트를 채용한 SOHC 사양은 177마력의 최고출력과 23.4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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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있어 스바루 EJ계열의 2.5리터 엔진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사양으로는 단연터보 사양의 엔진들이라고 할 수 있다. 스바루 EJ25의터보 사양은 2003년, 임프레자 WRX Sti의 북미 사양에 처음으로 탑재되었다. 가변밸브타이밍 기구AVCS(Active Valve Control System)를 사용하는 이 엔진은 스바루의 양산차량용엔진 중 처음으로 300마력을 달성한 엔진이다. 이 엔진은탑재 차종에 따라 최저 213마력, 최고 309마력의 최고출력을 낼 수 있었다. 이 엔진은 스바루 임프레자WRX STI 외에도 레거시, 포레스터의 고성능 모델에 일부조정을 거쳐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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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바루의 EJ25 엔진은세계적으로도 그 기술력을 인정받은 엔진이기도 하다. 이 계통의 엔진은2004년과 2010년 워즈오토(Ward’s Auto) 세계 10대 엔진에 한 차례씩 그 이름을 올렸으며, 2006년과 2008년도 인터내셔널 엔진 오브 더 이어(InternationalEngine of the Year)의 2.0~2.5리터급 부문을 수상한 전력도 가지고 있다. 현재 스바루 EJ형 엔진의 대부분은 북미 시장에서는 대부분 퇴역을맞았고 직분사 기술 등 최신의 기술을 적용해 만들어진 FB형 엔진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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