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연이은 모델 통합,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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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연이은 모델 통합, 원인은?
  • 윤현수
  • 승인 2018.09.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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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기업 토요타가 최근 시장에 따라 분리한 글로벌 모델들의 차명을 단일화하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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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토요타는 1990년대 후반 유럽 전략형 모델로 출시한 중형 세단, '아벤시스'를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캠리를 들여오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아벤시스는 연간 판매량이 2만대 수준으로 폭락했을 정도로 유럽 내 소비자들에게 슬슬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실 캠리는 아벤시스와 같이 토요타 유럽 법인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포지셔닝이 겹치는 데다 다분히 유럽 시장을 겨냥하여 빚어진 아벤시스가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자 토요타는 자연스레 캠리를 라인업에서 지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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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해치백들이 날뛰며 크로스오버들의 성장세가 도드라지는 유럽 시장에서 세단이 살아남기란 더욱 힘들어진 것이 사실. 이에 아벤시스의 존재감은 날이 갈수록 작아져왔다. 토요타는 유럽 이외의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캠리를 아벤시스 대신 투입하여 유럽 내 세단 수요를 끌어오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아벤시스뿐만 아니다. 캠리가 아벤시스의 자리를 꿰찼듯, 컴팩트 라인업에서도 유사한 뉘앙스의 변화가 생겼다. 토요타가 오리스 후속 모델의 이름을 '코롤라'로 통합하여 출시한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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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스는 코롤라의 가지치기 모델로, 제품 특성을 유럽 소비자들에 알맞게 소폭 다듬은 유럽 전략 모델이었다. 코롤라를 베이스로 한 해치백 모델이었으나 차명을 달리하여 유럽인들에게 어필하고자 했다. 그러나 토요타는 이와 같은 현지 전략 제품 출시를 통한 모델 이원화가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벤시스의 경우 코롤라가 베이스가 되는 오리스와는 달리 캠리와 구성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여 모델 주기도 캠리에 비해 상당히 길었다. 따라서 자연스레 상품 경쟁력은 하락할 수밖에 없었고, 어느덧 데뷔 10년 차에 있는 아벤시스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희미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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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토요타는 캠리 투입과 코롤라 네이밍 전환을 통해 북미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작은 유럽 시장에서 반등을 노린다. 다만 오리스는 현재 유럽에서 연간 10만대 판매 규모를 보이는 단연 토요타 유럽 법인의 주역. 갑작스런 모델명 변경의 결과에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토요타는 캠리와 마찬가지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슈퍼 스테디셀러의 면모를 자랑하는 코롤라의 드높은 명성과 신뢰도가 유럽 소비자들이 소비 욕구를 자극할 것이라 보고 있다. 쉽게 말하면 글로벌 톱 컴팩트세단의 후광을 이용하려는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의 운영 모델 통합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해당 제품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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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코롤라는 1966년 처음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4,300만 대의 판매고를 올린 토요타의 명실상부 특급 효자 모델. 지난해에도 150만 대를 상회하는 성적을 거두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여기에 오리스가 코롤라로 이름을 바꾸게 되면, 코롤라의 실적은 더욱 치솟을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 '이름값'의 힘은 이렇게나 강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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