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변경 직전, 놀라운 '뒷심' 발휘한 아반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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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변경 직전, 놀라운 '뒷심' 발휘한 아반떼
  • 윤현수
  • 승인 2018.08.07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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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을 불문한 재화 시장에서는 '네임밸류'라는 무형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다. 특히 가격대가 높아질수록 이 이름값은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는데, 가장 비싼 재화로 취급되는 자동차 시장은 대표적인 네임밸류 고관여 시장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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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밸류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더욱 굳건해지며 국가에 따라 시장을 대표하는 자동차들이 자연스레 생기게 된다. 가령 독일은 폭스바겐 골프나 르노 클리오와 같은 해치백, 미국은 포드 F-150 / 쉐보레 실버라도와 같은 픽업트럭이다. 국가 환경에 따라 형성된 시장 특성에 걸맞은 제품들이 베스트 - 스테디셀러 자리에 오르며 높은 네임밸류를 자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전통의 세단 트리오, 그랜저 - 쏘나타 - 아반떼가 이에 속한다. 이들은 큰 볼륨을 형성하는 현대차의 주력 모델이자, 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으며 꾸준한 성적을 기록하는 슈퍼 스테디셀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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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SUV / 크로스오버 열풍이 불어닥치며 다양한 체급의 SUV들이 등장하자, 이 막강한 현대 세단 트리오도 힘을 조금씩 잃어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신 모델 출시 초기의 임팩트는 여전히 전성기 못지않은 면모를 보인다. 그리고 이 제품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모델 수명 주기가 끄트머리에 있거나, 부분변경과 같은 큰 폭의 모델 체인지를 눈앞에 두더라도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 데에 있다.

흔히 마이너 체인지를 비롯한 모델 체인지 직전에는 대기수요 현상이 빚어지며 판매 실적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 그리고 지난 7월 내수 실적에서 아반떼가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의 막강한 네임밸류를 체감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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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는 7월 한 달 동안 7,522대가 팔리며 국내 생산 자동차 기준 4위 자리에 올랐다. 이는 전월대비 26.9% 상승한 실적이었으며, 전년 동월보다도 우수한 성적이었다. 그야말로 모델 체인지 직전에 발휘한 놀라운 뒷심이었다.

물론 7월 내수 시장은 전반적으로 오름세에 있었다. 정부가 당월 개소세 인하 정책을 펼치며 소비 촉진을 일으켰기 때문. 그러나 실적 상승 비율이 25% 이상을 기록한 제품은 여섯 개 차종에 불과했던 데다, 7월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였기에 6월 대비 판매량 변동도 크지 않았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했을 때 아반떼의 성적은 상식을 벗어나는 호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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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반떼가 보여준 '의문의 반등'은 형제차인 기아차 K3를 암울하게 만든다. K3는 2세대로 탈바꿈한 이후 무서운 기세로 실적을 끌어올렸고, 4월에는 기아차 준중형 세단 역사 최초로 아반떼를 넘어서는 쾌거를 맛보기도 했다. 새로이 다듬은 플랫폼과 효율성을 끌어올린 신형 파워트레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수십 년간 슈퍼 스테디셀러 자리를 지켜온 아반떼의 '네임밸류'는 예상보다도 막강했다. 신차의 등장으로 1위 자리를 잠깐 내주긴 했지만 5월, 아반떼는 단숨에 왕좌를 탈환했고, 신차효과가 희미해지고 있는 K3와는 대조되는 성적을 꾸준히 기록하는 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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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8~9월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의 모습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제조사의 공식 사진이 공개되진 않았어도 대략적으로 어떤 스타일링을 지녔는지는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F/L 모델 출시 이전에 쌓인 아반떼의 대기수요가, F/L 모델의 전위적인 디자인이 공개되자 현행 모델에 대한 수요로 다시 이어졌다는 우스갯소리도 새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러한 뒷심 발휘는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8월 구매 혜택으로 개소세 인하 기념 추가 할인 70만원을 더했고, 'New Start Festa' 명목으로 구매자에게 120만원 할인 및 1.9% 저금리 혹은 30만원 캐시백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 더욱 매력적인 구매 혜택으로 막판까지 재고를 털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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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을 이어온 국산 준중형차 시장의 전쟁은 언제나 '아반떼'로 귀결되어왔다. 2세대 K3는 "이번은 다르다"라고 외쳤지만 올해도 파격적인 해프닝만 일어났을 뿐, 그 이야기의 결론이 바뀌지는 않을 예정이다.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이름값'의 힘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강력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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