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스포츠에 각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포뮬러 1(F1) 경기를 비롯한 자동차 경주 중계를 감상하다 보면 가끔 경광등을 단 자동차가 나타나 레이스를 중재(?)해주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는 사고 발생 및 강우가 심해졌다고 판단되면 투입되는 '세이프티카', 혹은 '페이스카'라고도 불리는 서킷의 중재자다.
초고속으로 트랙을 질주하는 자동차들을 효율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성능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막대한 광고효과까지 안고 있기에 브랜드의 이미지 리딩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세이프티카의 상식으로 여겨져왔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F1 세이프티카 공급을 맡아온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신들의 얼굴마담, AMG GT를 내세워 포뮬러카들을 진정시키고 있다. 종전에는 SLS AMG를 비롯한 아이코닉 모델들을 내세웠다.
이렇게 사륜차 최고의 자리를 놓고 펼쳐지는 F1에서 AMG GT가 세이프티카 역할을 한다면, 모터사이클 레이스계의 F1으로 취급되는 '모토GP(Grnad Prix Motorcycle Racing, MotoGP)'에선 어떤 자동차가 혈기 넘치는 이 슈퍼바이크들을 중재할까?
모터사이클 세계이니 바퀴 두 개 달린 모터사이클이 세이프티카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모토GP'의 페이스카는 BMW가 M 디비전을 통해 꾸준히 공급해왔다. 특히 2018 시즌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최신예 M카, M5다.
무려 20년 동안 모토GP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BMW는 이번 주말부터 카타르에서 시작되는 모토 GP의 2018 시즌에 M5를 세이프티카로 투입한다. 달리 말하면 이번 M5 세이프티카는 모토GP와 BMW 파트너십 20주년 기념작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M5 페이스카는 화이트 컬러 모델을 기반으로 M 퍼포먼스 파츠와 M 디비전 컬러를 여기저기 삽입하여 화려한 면모가 돋보인다. 아울러 골드 & 블랙 컬러로 엑센트를 준 대형 휠은 페이스카만의 캐릭터를 더한다. 루프 위에 가로로 길게 뻗은 LED 라이트바는 슈퍼 세단인 M5가 레이스 중재를 위해 다시 태어났음을 알리는 부분.
다만, 여느 M5와 다르지 않게 보닛 아래에는 4.4리터 V8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하여 600마력의 최고출력과 76.5kgm의 최대토크를 내뿜는다. 이미 서킷에 최적화된 슈퍼 세단이기에 파워트레인이나 섀시를 추가로 손보진 않았다는 것이 BMW의 주장.
인테리어도 최대한 시판용 제품과 괴리감을 줄이고자 했다. 경광등 조작을 위한 추가적인 컨트롤 패널, M4 GTS에서 빌려온 버킷시트가 차이점일 뿐,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M5와 거의 동일하다.
BMW M5 세이프티카의 데뷔 무대는 모토 GP의 2018 시즌 개막전이다. 오는 3월 16일부터 19일까지 카타르 로자일 국제 서킷에서 열리는 1라운드 경기에서 M5 세이프티카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세이프티카가 출동하지 않고 잠자코 있는 게 가장 바람직한 레이스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