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R8
상태바
아우디 R8
  • 류민
  • 승인 2012.08.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8은 아우디 최초의 양산 수퍼카다. V8 또는 V10 엔진을 차체 가운데에 얹고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로 네 바퀴를 굴린다. 때문에 한 치의 오차 없이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현재 국내 공급되는 R8의 엔진은 V10. 주력 모델인 R8 V10 쿠페는 0→시속 100㎞ 가속을 3.9초 만에 마친다.



수퍼카란 말은 애매하다.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퍼카라고 불리는 모델엔 공통점이 있다. 압도적인 성능과 시선을 잡아끄는 디자인, 높은 브랜드 가치와 가격이다. 따라서 수퍼카를 만드는 회사는 많지 않다. R8이 등장하던 당시, 독일차 회사 중 수퍼카를 만드는 곳은 카레라GT의 포르쉐와 SLR의 메르세데스-벤츠 정도가 전부였다.


아우디 르망 경주차, R8


2006년 등장한 아우디 R8은 이 같은 수퍼카의 조건을 고스란히 품었다. 강력한 성능과 박력 넘치는 자세를 자랑한다. R8이란 이름은 1999~2005년 활약했던 아우디의 르망 경주차 ‘R8’에서 가져왔다. ‘R8’은 르망 24시 경주에 6번 도전해 5번을 우승하며 아우디의 기술력을 증명한 주인공이었다. R8의 가치는 르망 경주차에서 물려받은 이름만으로 충분했다. 굳이 과거 아우토 유니온 시절의 영광을 들먹거릴 필요가 없었다.



좌-아우디 콰트로 스파이더 컨셉트, 우-아우디 아부스 컨셉트

R8은 2003년 등장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의 DNA를 물려받았다. 아우디와 람보르기니 모두 폭스바겐 그룹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폭스바겐 그룹은 1964년 아우디, 1998년 람보르기니를 사들였다. 때문에 R8의 등장이 람보르기니의 영향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우디는 람보르기니가 가족이 되기 전부터 R8 같은 수퍼카를 꿈꿔왔다. 1991년, 도쿄 모터쇼와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발표한 ‘아부스(Avus)’와 ‘콰트로 스파이더(Quattro spyder)’ 컨셉트카가 그 증거다.


R8과 가야르도는 뼈대를 공유한다. R8 V10 모델은 가야르도와 심장마저 같다. 하지만 겉모습에서 둘의 연관성을 찾긴 힘들다. 비슷한 점은 미드십 구조가 만든 특유의 차체 형태 정도다. 미드십은 엔진을 좌석과 뒷바퀴 사이에 얹는다. 때문에 승객실이 앞바퀴 쪽으로 당겨진다. 그러나 R8과 가야르도의 비율은 다르다. 둘이 형제라는 것을 쉽게 눈치 채기 힘든 까닭이다.



가야르도는 A필러가 앞바퀴 위쪽에서 시작한다. 또한 뒤 펜더에 단 공기흡입구가 뒷바퀴 앞으로 밀려나 있다. 아울러 R8보다 차체 높이가 87㎜ 더 낮다. 전체 길이가 R8보다 90㎜ 짧지만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2012년형 LP560-4 쿠페와 R8 V10 쿠페 기준) 반면 R8은 차체가 길어 보이는 수법을 쓰지 않았다. A필러는 앞바퀴 끝자락에서 시작하고 지붕은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한편, R8 쿠페는 도어 끝자락과 뒤 펜더가 만나는 지점을 싹둑 베어내고 거대한 패널을 사선으로 붙였다. 다른 차에서 보지 못했던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아우디는 이를 ‘사이드 블레이드’라고 부른다. 이 패널 덕분에 R8 쿠페의 옆모습은 균형이 잘 잡혔다. 가야르도 보다 휠베이스가 무려 90㎜나 길지만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패널 아래쪽엔 엔진으로 이어지는 공기흡입구가 있다.



아우디는 입을 쩍 벌린 싱글 프레임 그릴과 주간 주행등을 품은 헤드램프, 널따란 보닛으로 R8의 섬뜩한 앞모습을 완성했다. 또한 헤드램프 아래 커다란 공기흡입구를 뚫어 강력한 엔진 성능을 강조했다. 커다란 구멍으로 성능을 암시하는 수법은 뒷모습에서도 볼 수 있다. R8의 엔진은 좌석 뒤에 있기 때문이다. 테일램프 아래 큰 방열구멍과 범퍼를 뚫고 나온 머플러로 박력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2012년, R8은 앞뒤 모습을 조금 다듬은 부분변경을 거쳤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LED를 알알이 엮었던 헤드램프의 주간주행등을 LED로 밝히는 얇은 ㄷ자 모양의 패널로 바꿔 달았다. 테일램프 미등은 두 개의 Q자 모양에서 램프 테두리를 따라 밝히는 커다란 직사각형 모양으로 변했다. 새로운 앞뒤 램프는 한층 더 오싹한 느낌을 낸다.



앞 범퍼 공기흡입구는 아랫쪽 바깥부분을 넓히고 안쪽 모서리 부분을 살짝 잘랐다. 탄탄한 느낌이 강해진 비결이다. 머플러 끝부분의 모양은 타원형 또는 두 개의 작은 원형에서 커다란 원형으로 바뀌었다. 변경 전 GT스파이더 모델의 머플러 형상과 같다.



파격적인 외모와 달리 실내는 차분하다. 비대칭 대시보드와 운전석으로 돌아앉은 센터페시아로 운전자 중심의 실내를 연출했다. 여기에 두 개의 타원에 나눠 담은 계기판과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등을 더해 간결한 스포츠카의 느낌도 냈다. R8의 실내에선 불필요한 장식을 찾을 수 없다. 동반석쪽 대시보드 끝에 붙인 콰트로 엠블럼 정도가 장식의 전부다. 하지만 구석구석 덧댄 가죽과 얇은 알루미늄 패널, 빈틈을 찾기 힘든 아우디의 높은 조립 완성도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낸다. 아우디 코리아는 쿠페와 스파이더, GT스파이더 등 총 세 개의 R8 모델을 국내에 수입한다. 세 모델 모두 V10 5.2L 직분사 엔진과 수동기반의 6단 자동 ‘R-트로닉’ 변속기를 짝지었다. 쿠페와 스파이더는 각각 최고 525마력, 54.1㎏·m의 힘과 6.2㎞/L의 공인연비를 낸다. 고출력 버전, GT스파이더는 최고 560마력, 55.1㎏·m의 힘과 6.0㎞/L의 공인연비를 낸다.


0→시속 100㎞ 가속시간은 쿠페 3.9초 스파이더 4.1초, GT스파이더 3.8초며 최고속도는 쿠페 시속 316㎞, 스파이더 시속 313㎞, GT스파이더 시속 317㎞다. 또한, R8은 아우디의 사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단다. 평소 앞뒤 구동력 배분 비율은 15:85. 상황에 따라 앞바퀴 구동력은 30%까지 늘어난다. 때문에 R8은 노면 상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R8 V10 모델은 가야르도 LP560-4와 같은 엔진과 변속기 구성이다. 하지만 GT스파이더를 제외한 쿠페와 스파이더는 가야르도 LP560-4보다 출력이 다소 낮다. 한 집안 식구끼리 영역을 침범하지 않기 위한 의도적 설정이다. 하지만 가속성능과 최고속도는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가야르도 LP560-4의 0→시속 100㎞ 가속시간은 3.7초, 최고속도는 시속 325㎞다. 하지만 가격은 가야르도 LP560-4가 R8 V10 쿠페보다 무려 1억4,500만원이나 비싸다.

R8은 아우디의 위상을 확고히 다졌다. 강렬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는 물론, 균형감 좋은 미드십 구조와 높은 성능의 엔진,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한 주행이 가능한 사륜구동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아울러 2억1,000만원부터 시작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표가 R8의 매력을 한 층 높이고 있다.


(앞뒤 모습을 다듬은 2013년형 R8 부분변경 모델은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글 류민 기자 | 사진 아우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