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인 가량의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소형 승합차, 혹은 적재중량 1톤 내외의 소형 `유개화물차(혹은 밴)` 등을 통칭하는 우리말이 있다. 바로 `봉고차`다. 이는 과거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가 생산했던 소형 승합차 모델인 `봉고(Bongo)`에서 왔으며, 현재도 `봉고`라는 이름은 기아차의 이름으로 생산되는 1톤 트럭에 쓰이고 있다.
기아차가 1980년부터 생산한 초대 봉고는 본래 기아차와 기술제휴 관계에 있었던 일본의 `마쯔다(マツダ, Mazda)`가 제작했던 동명의 상용차, `마쯔다 봉고`를 기반으로 했다. 한 때, 기아 봉고의 이름이 가봉의 전직 대통령인 `오마르 봉고(El Hadj Omar Bongo Ondimba)`에서 따왔다는 속설이 있었으나, 실상은 단순히 마쯔다 봉고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에 불과했다. 마쯔다의 봉고는 아프리카산림영양(Tragelaphus eurycerus)의 영문 이름(Bongo)에서 가져온 것이다.
기아 봉고의 원본에 해당하는 `마쯔다 봉고`의 2세대 모델은 1970년대 후반부터 생산되기 시작했다. 마쯔다 봉고는 트럭 모델과 밴 모델의 두 가지 형태로 나뉘어서 생산되었는데,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면서, 당시 경영 부진에 허덕였던 마쯔다의 살림을 받쳐주었다. 기아의 봉고가 자동차공업 통합조치로 인해 승용차를 생산할 수 없었던 당시 기아차의 살림을 책임졌었던 점에 비춰보면, 본가인 마쯔다와 분가였던 기아차 양쪽 모두를 살려준 효자 모델이었던 것이었다.
현재의 마쯔다 봉고는 1999년에 등장한 4세대 모델이 지금까지 판매 중이다. 이 모델은 동사의 E-시리즈 밴, 포드 이코노밴(Econovan), 미쯔비시 델리카(Delica), 닛산 바네트(Vanette) 등으로 판매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봉고는 일본 내수 시장 기준으로, 1.8리터 배기량의 직렬4기통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최고출력은 102마력/5,300rpm, 최대토크는 15.0kg.m/4,000rpm이다. 변속기는 5단 수동변속기, 혹은 5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되며, 사양에 따라 4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밴 모델을 기준으로 188만 1,360 ~ 239만 9,760엔(한화 약 1,997~2548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