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는 MPV, C4 피카소

기사입력 201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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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다. 개성이 넘친다. 한 번 보면 뇌리에 박혀 잊혀지지가 않는다.`


기자가 `시트로엥 C4 피카소`(이하 C4 피카소)를 보고 떠올린 첫인상이다. 첫 인상만 봐도 알 수 있듯이, C4 피카소의 디자인은 여타 자동차 브랜드가 생산하는 MPV(Multi-Purpose Vehicle, 다목적 차량)의 그것과는 확실히 차별화된다.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호오가 갈릴 수 있으나, 호감스러운 외모를 갖기 쉽지 않은 MPV의 디자인을 이 수준까지 이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시트로엥은 충분히 박수를 받을 만 하다.


C4 피카소는 2013년 6월 유럽 시장 출시 이후 16만대 이상을 판매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수상 경력 또한 다채롭다. 독일 유력 주간지 빌트암존탁(Bild am Sonntag)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Auto Bild)가 선정한 `2013 골든 스티어링 휠(2013 Golden Steering Wheel)`을 비롯, 독일 전문지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 영국 전문지 BBC 탑기어(TopGear), 왓카(What car?) 등에서 연달아 수상하는 등, 유럽의 소비자와 전문가가 한 목소리로 호평한 바 있다.


C4 피카소에 대한 유럽인의 호평에는 참신하고 차별화되는 디자인도 분명히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디자인 하나만으로 자동차에 깐깐하기로 소문난 유럽인의 기호를 맞춘 것일까? 시트로엥의 C4 피카소를 직접 시승하며 왜 이 차가 유럽인들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는지, 그 단면을 짚어 본다.



차체 전반은 유선형으로 완만한 볼륨감을 지닌다. 전면부에서는 시트로엥만의 스타일 아이덴티티가 그대로 드러난다. 좌우로 길게 자리한 더블 쉐브론 앰블럼을 비롯하여, 좌우 끝에 자리한 LED 주간주행등 겸 방향지시등, 그 아래에 배치된 전조등의 디테일은 C4 피카소만의 고유한 개성과 인상을 완성하는 요소다.



측면은 완만하게 내려오는 선을 그린다. 윈도우 라인은 크롬으로 `C`자형의 테를 둘렀다. 단순하고 굵직한 캐릭터 라인, 아치(Arch) 형으로 나뉘어 떨어지는 A필러, 블랙 하이그로시 패널과 크롬 도금이 혼용된 도어 핸들 등이 특징이다. 휠과 타이어는 17인치 알로이 휠과 205/55R17 규격의 타이어를 사용한다.



후면은 그랜드 C4 피카소에 장착된 `3D 리어램프`와 다른, 일반적인 형태의 LED 테일램프가 자리한다.



실내는 대체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점이 눈에 띈다.



다기능 스티어링 휠은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을 지닌다. 손이 작은 여성도 부담 없이 감아 쥘 수 있을 정도다. 큼직한 버튼과 4개의 다이얼이 배치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무난한 쓰임새를 지닌다. 스티어링 휠 위편에는 컬럼 마운트 식의 기어 레버가 자리한다. 작동감이 가벼워 쓰기가 편하지만, 이 방식에 익숙지 않은 운전자에게는 약간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일반적인 자동차의 계기반을 대체하는 큼직한 12인치 파노라믹 HD 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계기반은 시선 이동이 대각선으로 이루어져 시선의 이동 거리가 짧으며, 일반적인 방식에 비해 전방 시야를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계기반 구성은 실내에 여유 공간이 있으면서도 실용성을 강조하는 MPV나 미니밴에 주로 채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위치라는 점 때문에 적응되기 전에는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다.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7인치 터치패드는 네비게이션, 오디오, 전화, 차량 세팅 등 차내의 모든 기능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USB를 이용해 스크린 배경화면을 원하는 사진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디스플레이는 3가지 테마를 갖추고 있어 취향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다.



앞좌석에 앉아 전방을 살피다 보면 C4 피카소의 전매특허라고도 할 수 있는 널찍한 전방 시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C4 피카소의 앞좌석에 설치된 `파노라믹 윈드 스크린`은 확 트인 시야와 시원한 개방감을 제공한다. 앞좌석 햇빛 가리개를 지붕 쪽으로 당기면 탑승객의 머리 위까지 시야가 확보된다. 2개로 나눠진 좌우 A필러 또한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돕는다. 전망이 좋은 것은 1열뿐만이 아니다. 뒷좌석 끝까지 뻗은 대형 글라스루프 덕에, 2열의 승객도 시원한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수납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앞좌석에 배치된 컵홀더 일체형의 센터 콘솔 박스는 넉넉한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필요시 탈부착도 가능하다. 도어 포켓 또한 큼지막하다. 앞좌석의 등받이에 부착된 그물형 포켓은 물론, 2열 바닥 아래에도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이렇듯 차내 곳곳에 마련된 실용적인 각종 수납공간은 C4 피카소가 가족 중심의 자동차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트렁크 또한 마찬가지로 여유 있는 적재공간을 지녔다. 트렁크는 평소 537리터의 용량을 유지하다가, 2열을 가장 앞쪽으로 당길 경우 630리터,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851리터의 용량을 확보한다. 이는 최대 2.5m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다.



C4 피카소에 탑재한 유로 6 Blue HDi 엔진은 높은 연비(도심 13.2km/l, 고속도로 16.1km/h, 복합 14.4km/h)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kg.m를 발휘한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를 이용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연비를 측정했다. 빈 차 상태에서 가속페달 조작을 최대한 줄이고 경제 운행을 했을 때를 기준으로 평균 결과값은 다음과 같다. 도심에서의 연비는 교통 상황이 나쁠 때는 11.2km/l, 여유가 있을 때는 13.0km/l를 약간 넘는 결과가 나왔다. 고속도로에서는 공인 연비인 16.1km/l를 훌쩍 넘는 21.2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연비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운전했을 때, 원활한 도심에서는 평균 10~11km/l대, 고속도로에서는 16km/l대의 연비를 보여주었다.



승차감은 다소 단단한 편이다. 노면의 요철을 그대로 전달하는 성격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댐핑 스트로크가 짧다는 느낌을 받는다. 디젤 파워트레인을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숙성은 다소 무난하다. 하지만 외부 소음 유입을 막아내는 능력은 아쉽다. 디젤 엔진의 소음이 외부로부터 흘러 들어오는 것은 물론, 풍절음도 적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속감은 답답하지 않다. 정지상태에서의 가속도 의외로 시원스러운 편이지만 그보다는 추월을 위한 가속에서 더 좋은 느낌이 든다. 일상적인 속도에서 순발력은 적당한 수준으로, 마치 소형차처럼 경쾌한 느낌을 준다. 6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자동변속기로서는 무난한 편이다. 패들 시프트도 재미 삼아 사용해 볼 만한 정도로 발 빠른 반응 속도를 보여준다. MPV로서는 다소 단단한 하체와 균형감 좋은 차체 설계 덕분에 100km/h를 상회하는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핸들링은 어떨까? C4 피카소는 스티어링 휠을 잡고 급회전을 시도하면서 가장 먼저 느끼는 감각은 바로 `가볍다`는 점이다. 실제로도 C4 피카소는 MPV, 혹은 CUV로서는 상당히 가벼운 1,625kg의 공차중량을 지니고 있으며, 이 덕분에 스티어링 휠을 감아 돌릴 때마다 나타나는 동작 하나하나가 경쾌하다. 물론, 보다 작은 해치백이나 승용 세단의 감각과 일대일로 비교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MPV, 혹은 CUV로서는 가벼운 무게 덕에 급회전 구간을 만나도 자신감 있게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느낌을 주는 이면에는 가벼운 몸무게 외에도, 단단한 하체와 직결감이 나쁘지 않은 조향장치, 그리고 저중심 설계가 반영된 PSA의 EMP2 플랫폼 설계의 비교적 우수한 안정감과 균형감각이 고루 작용한다.



여러 가지 차량의 성능을 종합했을 때, C4 피카소는 여러 모로 운전하기에 편리한 차다. 사각이 현저히 적은 전방 시야는 편의성 면에서도 충분한 이점을 안겨주지만, 안전한 운전에도 도움을 준다. 여기에 비교적 높은 시트 포지션이 더해져, 편리한 운전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점은 여성 운전자나 경험이 부족한 운전자에게도 도움이 되는 부분이다. 여기에 PSA가 자랑하는 스톱-스타트 시스템은 재시동 시간 0.4초에 불과한 재빠른 동작 속도를 지니고 있어, 효율적인 연비와 함께 위화감이 적다. 또한, 적당히 가벼운 조작감을 지닌 스티어링 휠도 복잡한 도심에서의 운행 편의성을 높인다.


MPV는 일반적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가족과 일상을 위한 자동차로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C4 피카소는 다르다. 남다른 외모로 개성을 뽐낼 수도 있으며, 필요할 때에는 의외로 똘똘하고 적극적으로 달려준다. 그러면서도 넓은 실내 공간과 다재다능한 공간 활용성으로 대변되는 MPV의 본분에도 놀랄 만큼 충실하다. C4 피카소를 경험하게 되면 과연 유럽인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시장에는 시트로엥 C4 피카소 인텐시브(Intensive) 한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VAT 포함 4,190만원이다.



글. 사진 이동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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