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스턴 마틴의 진화, 그리고 '뱅퀴시'

기사입력 2018.07.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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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정체되어 있었던 애스턴 마틴은 메르세데스-AMG와 손을 잡은 이후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완전 신형 모델인 DB11 런칭 이후 10년 만에 1분기 흑자를 기록하더니, 이제는 신차 주기를 빠르게 가져가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는 와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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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엔트리 모델인 밴티지의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으며 하체를 견고히 했다. 그리고 메인스트림 - 엔트리 모델을 새로이 구축했으니 남은 건 하이엔드 모델. 전통과 미래를 담은 DBS 슈퍼레게라를 공개하며 한결 세련된 신세대 라인업을 완성시키기에 이르렀다.

특히나, 브랜드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12기통 심장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그 의미가 퇴색되어 왔다. 물론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 특유의 아름다운 음색은 여전히 유효하긴 해도, 스펙 시트에서 뒤처지면 쳐다보지도 않는 요즈음의 소비자들에게 있어 애스턴 마틴은 그다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게 되었다. 숫자를 끌어올리는 데에 능통한 여타 유럽 업체들에 비해 애스턴 마틴은 다소 게으르게 비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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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타파하기 위해 애스턴 마틴은 엔트리 - 중급 모델에 사용할 4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을 메르세데스-AMG GT로부터 수혈해왔고, 상징과도 같은 V12 엔진은 손수 제작하여 상위급 모델들의 품에 전달했다.

5.2리터 배기량에 트윈 터보차저를 쑤셔 넣어 최고출력 725마력에 최대토크 91.9kg.m의 파워를 내뿜는 이 유닛은 DBS 슈퍼레제라의 앞머리에 탑재되어 뒷바퀴를 맹렬하게 굴린다. DB11에 미리 쓰였던 유닛이지만 애스턴 마틴은 하이엔드 모델을 위해 출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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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DBS는 이 강력한 V12 엔진에 ZF 8단 자동변속기를 매칭 시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도 340km에 달하며 최신예 슈퍼카들과 직접적으로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최근 전장에 투입된 밴티지만 봐도 애스턴 마틴이 진화를 거듭했다는 증거는 명확하다. 비록 엔트리 모델이지만 신형 밴티지는 포르쉐 911이나 아우디 R8 V10 플러스, 맥라렌 540C 등, 기라성과 같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제법 높은 평가를 받으며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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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타사와의 협업, 그리고 절치부심을 이룬 애스턴 마틴은 십수 년 만에 '경쟁'이라는 단어를 당당하게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발전이 더딘 상품성으로 감성에만 호소해야 했던 그 나날을 벗어나기 위해 제법 오랜 시간이 필요했으나, 현재에 이르러 바라본 애스턴 마틴은 그야말로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며 다시금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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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애스턴 마틴은 지난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바 있다. 슈퍼 스포츠카의 정수로 일컬어지는 미드십 스포츠카를 빚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애스턴 마틴 CCO(Chief Creative Officer) 머렉 라이흐만이 이 완전 신형 미드십 스포츠카의 이름이 '뱅퀴시'가 될 것이라고 넌지시 이야기하기도 했다.

뱅퀴시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브랜드 플래그십 자리를 도맡다가 VH 플랫폼으로 다시 탈바꿈하여 2012년에 시장으로 돌아온 모델이다. 현재까지도 애스턴 마틴의 최상위급 모델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현재의 시장 트렌드에 잘 어울리는 제품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구석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기반이 되는 VH 플랫폼이 상당히 낡았다는 게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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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 뱅퀴시의 데뷔 연도는 2012년. 데뷔 6년 차로 사실 조금 더 활약할 여지가 있긴 하지만 모델 수명 주기가 성숙기를 지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더군다나 최신형 V12 트윈터보 엔진을 품은 DBS 슈퍼레제라의 등장으로 뱅퀴시는 그 아름다운 디자인을 제외하면 메리트가 사라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자가토와의 협업을 통해 스페셜 한정 모델로 빚어진 뱅퀴시 자가토 시리즈가 공개된 지는 1년이 채 지나지 않았고, 2016년 12월에 뱅퀴시 S를 공개한 만큼 최소 2년 이내에 후속 모델이 등장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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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애스턴 마틴 측에서도 새 미드십 슈퍼카의 출시를 2020년 이후로 바라보고 있는 만큼, 2세대 뱅퀴시의 은퇴와 함께 애스턴 마틴의 미드십 슈퍼카 조율 완료 시기가 자연스럽게 겹칠 것으로 보이고 있다.애스턴 마틴이 정조준하고 있는 경쟁 모델은 페라리 488 GTB와 람보르기니 우라칸, 그리고 맥라렌 720S로 어느 누구하나 쉽게 볼 상대가 아니다.

그야말로 기업의 자존심을 내걸고 전장에 투입되는 모델인 만큼 애스턴 마틴도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입할 계획. 특히 애스턴 마틴은 2016년에 공개했던 미드십 하이퍼카, '발키리'에 담긴 제작 노하우와 기술력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 밝힘과 동시에 이 신형 미드십 스포츠카가 '도로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드 엔진 스포츠카'가 될 것이라 장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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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11으로 오랜 부진을 졸업한 애스턴 마틴은 밴티지와 DBS 슈퍼레게라를 빠르게 투입하며 완성도를 높인 라인업을 구비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벌칸과 발키리와 같이 열정 넘치는 자극제들을 통해 아직 애스턴 마틴의 레이싱 스피릿이 생생히 살아있음을 알렸다. 남은 것은 라곤다 SUV와 같은 볼륨 부스터의 투입과, 농밀한 DNA를 담아낸 새로운 뱅퀴시의 투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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