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로버 라인업의 새로운 출발점 - 레인지로버 벨라 시승기

기사입력 2018.01.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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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로버는 근 몇 년간 브랜드 전반에 걸친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과정에서 랜드로버는 자사의 모델 라인업을 되도록 하나의 갈래로 묶는 작업을 단행했다. 그것이 바로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 브랜드로 대표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한 것이다. 그 중에서도 레인지로버 브랜드는 과거 사막의 롤스로이스라 불리던 과거의 영광보다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온로드 지향의 고급 SUV 라인업으로 변신을 이루었다. 이와 같은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변신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차가 바로 본 시승기의 주인공인 ‘레인지로버 벨라(Vela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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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지난 2017 서울모터쇼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공개된 바 있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막내인 이보크(Evoque)와 둘째 형인 스포트(Sport) 사이를 메우기 위한 모델로 개발되었다. 차명은 1969년 레인지로버 역사의 시작을 알리며 공개된 초대 레인지로버의 양산 전에 제작한 3도어형 시제차량의 이름에서 가져왔다. 레인지로버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자 하는 새로운 시작점, 레인지로버 벨라를 시승하며 어떤 내용이 갖춰져 있는지 살펴본다. 시승한 레인지로버 벨라는 스포츠 패키지 및 3.0리터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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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현재 랜드로버 브랜드 역사상 가장 스타일리시한 SUV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비교적 낮게 깔린 느낌을 주는 차체와 유달리 속도감을 강조한 스타일 등, 이보크에서 처음 구현한 새로운 스타일링 요소들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매끄럽게 흐르는 형상을 지닌 차체 상부와 윈도우 라인은 쿠페형 SUV에 가까운 실루엣을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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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 면에서는 기존에 시도했던 디자인 요소들을 한결 깔끔하고 현대적으로 가다듬었다. 짧게 끊어지는 형상이 없이 대부분의 디테일들이 수평으로 길면서 끝부분을 깃털처럼 들어 올린 형상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디테일은 차체를 전반적으로 넓고 낮게 보이게 한다. 헤드램프는 브랜드 최초로 LED 헤드램프를 채용했으며 도어 핸들은 아예 스포츠카를 연상케 하는 자동 전개식 플러쉬 도어 핸들(Flush Door Handles)을 사용하고 있다. 하이글로시 블랙 페인팅과 브론즈로 마무리한 전방 휀더와 보닛의 장식도 멋스러움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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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들어서면 전반적으로 수평 기조에 크게 누워있는 형상의 센터페시아 및 콘솔 등이 보인다. 레인지로버 라인업의 모델들이 취하고 있는 익숙한 분위기의 인테리어다. 대시보드 상부는 어두운 회색에 가깝지만 그 외의 부분들에는 화사한 톤의 크림색 가죽으로 마감하여 화사한 느낌마저 준다. 대시보드 전면을 덮고 있는 가죽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독특한 다이아몬드 패턴을 새겨 넣은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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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다른 레인지로버 라인업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디테일에서는 확실한 차이를 보여준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센터페시아 및 센터 콘솔은 대부분이 상하 모두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있다. 이는 벨라를 시작으로 도입된 새로운 인컨트롤 터치 프로 듀오(InControl Touch Pro Duo)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적용에 따른 것이다. 상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는 기존 재규어 랜드로버의 시스템과 같은 인포테민먼트 시스템의 제어를 수행하며 전동식으로 각도를 조정할 수 있다.


하부에 설치된 터치스크린식 디스플레이는 시트, 공조장치, 에어서스펜션 높이, 터레인-리스폰스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별도의 패널로서 기능한다. 좌우의 다이얼은 해당 기능마다 서로 다른 기능들이 할당되어 있다. 그러나 인터페이스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하단 패널의 인터페이스는 겉보기에는 멋지게 보일 지 몰라도 불필요한 중간 과정이 많고 터치 패널로 인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조작의 직관성 자체는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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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좌석은 전반적인 만듦새가 우수하다. 부드럽게 감싸주면서도 든든하게 몸을 받쳐준다. 하지만 조절 기능이 8방향 뿐이며, 허리 받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상당히 아쉽다. 앞좌석은 3단계의 열선기능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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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의 착좌감도 좋은 편이다. 적당히 단단한 느낌으로 몸을 탄탄하게 받쳐준다. 그러면서도 등받이의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조절 가능한 폭은 다소 작기는 하지만 뒷좌석의 각도가 아예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 상당수의 유럽 출신 SUV들에 비해 상당한 이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다소 낮은 상부를 가지고 있는, 쿠페형에 가까운 SUV임에도 불구하고 다리 공간은 물론, 머리 공간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다. 성인 남성에게도 충분한 거주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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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한 공간설계는 트렁크에서도 이어진다. 쿠페형 SUV를 표방하면서도 패스트백 형상에 집착하지 않은 디자인과 하부 공간을 충분히 활용한 공간설계 덕분에 트렁크 용량도 가족용 SUV로서 충분히 넉넉한 편에 속한다. 트렁크의 개구부가 크게 설계되어 있어 짐을 싣고 부릴 때 편리하다. 여기에 개구부와 바닥 사이에 약간의 턱을 만들어 놓아 경사로에서 트렁크를 열었을 때 짐이 쏟아지지 않게 한 점은 SUV 명가의 센스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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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한 레인지로버 벨라는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의 중-대형급 모델에서 사용 중인 3.0리터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300마력/4,000rpm, 최대토크는 71.4kg.m/1,500~1,750rpm이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여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에 동력이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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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3리터급 6기통 디젤엔진을 채용한 SUV로서는 평범한 수준의 정숙성을 지니고 있다.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이 스티어링 휠을 통해 잔잔하게 전달되며 소음도 가솔린 승용차까지 은근슬쩍 넘보고 있는 독일제 디젤엔진들에 비해서도 확실하게 우수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못한다. 다만 그것이 불쾌감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인 정도다.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인 시승차는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도 제법 탄탄한 느낌의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과도하게 딱딱하지 않고 든든한 안정감을 주는 느낌에 더 가깝다. 크고 작은 요철을 타고 넘을 때의 동작에서 그것을 확실하게 체감할 수 있다. 알루미늄 차체구조로 이루어진 차지만 알류미늄에서 연상되는 가벼운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강철같이 묵직하고 튼튼하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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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모드를 다이나믹에 두고 레인지로버 벨라의 가속 페달을 카펫 너머 깊숙히 밟으면 내내 묵직한 느낌을 주었던 차체가 힘차게 전방으로 전진을 시작한다. 굵직한 저속토크가 만들어 내는 기운 찬 펀치력은 확실히 3리터급 디젤터보 엔진을 품은 SUV답다. 출발 후 100km/h의 속도에 도달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속도로도 답답한 기색 없이 가속을 이어나간다. 그러나 본격적인 고속 영역에 돌입하면 뒷심이 다소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반면 고속 주행 중에 나타나는 차체의 움직임은 승용 세단에 필적할 만큼 안정된 느낌을 준다. 레인지로버 벨라가 도로주행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첫 번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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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일상적인 운행에서도 그러하였듯이, 스티어링의 조타와 차체의 반응, 그리고 자잘한 움직임 하나하나에 이르는 모든 것에 무게감이 있다. 알루미늄 차체 구조를 적용하고 있음에도 어느 하나 가벼운 느낌이 없다. 록-투-록 2.52 회전의 스티어링 시스템은 공차중량만 2톤을 가뿐히 넘는 벨라의 몸집을 제어하기에 충분하다.


조향에 따라 차체가 보여주는 몸짓은 서투름이 없고 절도가 있다. 든든한 섀시와 묵직한 조향 시스템, 그리고 탄탄한 하체까지 겸비한 벨라는 그 덩치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있게 와인딩 주행을 해낸다. 크로스오버 SUV의 무거운 몸무게와 높은 무게중심에서 오는 물리적인 한계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의외의 당찬 면모를 내보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급하게 꺾여 들어가는 저속 코너에서도 차체의 움직임이 안정된 편이다. 이는 레인지로버 벨라가 도로주행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두 번째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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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기본적으로 재규어 F-페이스의 플랫폼과 드라이브 트레인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에 랜드로버의 전자식 지형 감응 시스템인 터레인 리스폰스와 더불어 차고조절이 가능한 에어서스펜션 등을 탑재하고 있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레인지로버 벨라는 지상고를 최대 251mm까지 높일 수 있으며 65cm 깊이의 개울을 건널 수 있다. 다만 벨라의 사륜구동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승용형의 AWD 시스템과 전자장비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본격적인 자연 탐사에 뛰어들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일상 내지는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여행지에서 사륜구동 시스템의 성능 부족을 느낄 일은 없다고 봐도 좋다.


시승한 레인지로버 벨라 R-다이내믹 SE D300의 공인연비는 도심 10.9km/l, 고속도로 16.2km/l, 복합 12.8km/l이다. 시승을 진행하며 트립컴퓨터로 기록된 평균연비는 다음과 같다. 비교적 원활한 도심 구간에서는 9.5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지만 혼잡한 구간에서는 최저 7.2km/l까지 떨어졌다. 고속도로에서 100km/h로 정속주행을 하는 경우에는 15.6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시승 일정 내내 날씨가 추웠던 관계로 스톱/스타트가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일반적인 수입 3.0리터급 디젤 SUV로서는 평균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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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 벨라는 보다 상업적인 접근법을 취하고 있는 랜드로버 브랜드의 표상을 보여주고 있는 차다. 특히 가장 럭셔리하고 스타일리시한 SUV 브랜드로서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특징을 그대로 담은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쿠페형에 가까운 날렵하고 스타일리시한 외관과 SUV 명가의 센스가 녹아 있는 공간 설계, 그리고 시종일관 안정적이고 자신감 있는 달리기 성능까지 두루 갖췄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단순히 라인업의 구색을 갖추기 위한 모델이 아닌, 레인지로버 브랜드의 새로운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랜드로버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완성도 높은 크로스오버 SUV 중 하나하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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